신경치료

신경치료를 하면 치아 수명이 정말 짧아질까요?

신경치료를 받으면 치아가 죽어서 마르고 약해진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으셨을 겁니다. 이 설명이 실제 문헌과 얼마나 맞는지, 치아 수명을 좌우하는 진짜 요인이 무엇인지 논문 근거로 확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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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치료를 하면 치아가 죽어서 약해진다던데, 정말인가요?"

신경치료를 앞두신 분들께 이런 질문을 정말 많이 받습니다. 걱정되실 만한 질문이에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신경치료를 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치아 수명이 결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신경치료가 필요할 정도로 치아가 얼마나 손상되어 있었는지, 건강한 치아 구조를 얼마나 남길 수 있었는지, 그리고 치료 후 그 치아를 어떻게 보호하고 관리하는지가 장기적인 예후에 더 중요합니다.


왜 그렇게 판단하시나요?

신경치료가 필요한 치아는 대부분 이미 충치가 깊거나, 예전에 큰 수복물이 들어가 있거나, 씹는 힘을 견디던 옆면(변연융선)이 손상된 상태인 경우가 많습니다. 여기에 더해 신경치료 자체를 진행하려면 치아 안쪽으로 들어가는 통로(access cavity)를 만들기 위해 치아 구조를 추가로 삭제해야 합니다.

즉 신경치료를 시작하는 시점에는 이미 치아 구조가 상당 부분 손실되어 있는 경우가 많고, 치료 과정에서 구조가 조금 더 줄어듭니다. 저는 이 두 가지 — 원래 손상 정도남은 구조의 양 — 가 이후 파절 위험을 가르는 핵심이라고 봅니다. 신경을 제거하는 행위 자체보다, 그 치아가 처음부터 얼마나 버틸 힘이 있었는지가 먼저라는 뜻입니다.


논문은 이 부분을 뭐라고 설명하나요?

이 주제는 치과보존학·치과보철학 양쪽에서 오래 연구돼 왔습니다.

연구설계대상주요 결과근거 수준
Sedgley & Messer. J Endod. 1992;18(7):332-5.대조쌍 생체역학 실험근관치료 치아 23개(평균 10.1년 경과) vs 대측 생활치전단강도·인성·파절하중 유의차 없음. 경도만 3.5% 차이대조쌍 실험연구
Papa, Cain & Messer. Endod Dent Traumatol. 1994;10(2):91-3.대조쌍 함수량 측정발치된 대측 생활치-근관치료치 쌍생활치 12.35% vs 근관치료치 12.10% — 유의차 없음대조쌍 실험연구
Reeh, Messer & Douglas. J Endod. 1989;15(11):512-6.발치치 생체역학(비파괴 교합 하중)상악 소구치 42개근관치료 자체는 강성을 5%만 감소. 교합면 와동 20%, 변연융선이 손상되는 MOD 와동은 63% 감소실험연구
Aquilino & Caplan. J Prosthet Dent. 2002;87(3):256-63.후향적 코호트(Cox 비례위험모형)근관치료 치아 203개크라운 미시행 치아의 상실률이 크라운 시행 치아보다 6.0배(95% CI 3.2–11.3)관찰연구
Sequeira-Byron et al. Cochrane Database Syst Rev. 2015;(9):CD009109.체계적 문헌고찰RCT 1건만 최종 포함크라운이 충전보다 우월하다고 결론 내릴 만큼 RCT 근거가 부족체계적 문헌고찰
Duncan, Galler et al. European Society of Endodontology position statement. Int Endod J. 2019;52(7):923-934.전문가 합의 포지션 스테이트먼트깊은 우식·치수 노출 성인 영구치치수를 살릴 수 있다면 생활치수 보존을 우선한다는 원칙 제시전문가 컨센서스

Reeh 등(1989)의 결과가 특히 인상적입니다. 근관치료 과정 자체(접근+세관성형+충전)는 치아 강성을 5%만 줄였지만, 변연융선이 손상되는 와동 형성은 63%까지 줄였습니다. 치아를 약하게 만드는 주된 요인은 신경을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그 과정에서 함께 줄어드는 치아 구조라는 뜻입니다.


이 결과를 그대로 적용해도 될까요?

몇 가지는 구분해서 봐야 합니다.

Aquilino와 Caplan(2002)의 연구는 관찰연구입니다. 크라운을 하지 않은 치아가 6배 더 많이 상실됐다는 것은 강한 연관성(association)이지, "크라운을 안 해서 빠졌다"는 인과관계(causation)로 그대로 옮길 수는 없습니다. 애초에 크라운을 하기로 결정된 치아와 하지 않기로 한 치아 사이에, 치아 상태 자체가 이미 달랐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Sedgley·Papa·Reeh의 연구는 모두 발치된 치아를 이용한 실험실 연구입니다. 실제 입안에서 오랜 시간 저작·온도 변화를 겪는 것과 완전히 같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Cochrane 리뷰(2015)가 밝혔듯, 크라운과 다른 수복 방법(충전, 온레이 등) 중 무엇이 더 나은지를 직접 비교한 고품질 연구는 아직 충분하지 않습니다. 특정 수복 방법 하나가 문헌상 유일한 정답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김종욱 원장의 임상적 해석

저는 이제 환자분께 "신경을 제거하면 치아가 말라서 약해진다"고 설명하지 않습니다. 이 설명은 정확하지 않다는 것을 이번에 다시 확인했습니다.

대신 이렇게 설명합니다. 신경치료가 필요한 치아는 애초에 충치나 기존 수복 등으로 이미 구조가 많이 손상되어 있는 경우가 많고, 치료 과정에서 치아 안쪽으로 들어가기 위해 추가로 치질을 삭제하게 됩니다. 이렇게 남아 있는 치아 구조가 줄어드는 것이 파절 위험과 관련된 중요한 이유입니다.

그렇다고 "신경치료는 치아를 전혀 약하게 하지 않는다"고 말씀드리는 것도 정확하지 않습니다. 치료를 위한 접근 자체도 어느 정도의 치질 손실을 동반하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것은 신경을 제거하는 행위 자체를 두려워하시기보다, 지금 이 치아에 얼마나 건강한 구조가 남아 있고 앞으로 어떻게 보호할지를 함께 판단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연세백세치과의 실제 판단 기준

저는 가능하면 치수를 보존한 상태에서 크라운을 진행하는 것을 선호합니다. 깊은 충치로 신경이 노출될 가능성이 높거나 치수 상태상 보존이 어렵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만 신경치료를 고려합니다. "크라운을 씌울 것이니 미리 신경치료부터 한다"는 방식은 선호하지 않습니다.

다만 치수를 살려보기로 한 경우에도 그 선택에는 불확실성이 있습니다. 치수 보존을 시도한 뒤 통증이 지속되거나 치수가 회복되지 않는다고 판단되면, 그때 신경치료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바이탈 크라운을 권해드릴 때도 "지금은 신경을 살려볼 수 있다고 판단하지만, 치료 후 증상이 계속되거나 회복되지 않으면 나중에 신경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는 점을 미리 말씀드립니다. 성공률을 정해진 수치로 말씀드리지는 않지만,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은 미리 아시고 결정하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신경치료가 끝난 뒤에는, 문헌상 특정 수복 방법 하나만이 유일한 정답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연세백세치과에서는 신경치료를 마친 구치부의 경우 실제 임상에서는 주로 full crown으로 보호하고 있습니다.


환자분이 기억하셔야 할 핵심

치아 수명을 결정하는 것은 신경치료를 받았다는 사실 하나가 아니라, 얼마나 건강한 구조를 남길 수 있었는지와 이후 어떻게 보호하는지입니다.

연세백세치과 대표원장 김종욱


참고문헌

  • Sedgley CM, Messer HH. Are endodontically treated teeth more brittle? J Endod. 1992;18(7):332-5. PMID: 1402595.
  • Papa J, Cain C, Messer HH. Moisture content of vital vs endodontically treated teeth. Endod Dent Traumatol. 1994;10(2):91-3. PMID: 8062814.
  • Reeh ES, Messer HH, Douglas WH. Reduction in tooth stiffness as a result of endodontic and restorative procedures. J Endod. 1989;15(11):512-6. PMID: 2639947.
  • Aquilino SA, Caplan DJ. Relationship between crown placement and the survival of endodontically treated teeth. J Prosthet Dent. 2002;87(3):256-63. PMID: 11941351.
  • Sequeira-Byron P, Fedorowicz Z, Carter B, Nasser M, Alrowaili EF. Single crowns versus conventional fillings for the restoration of root filled teeth. Cochrane Database Syst Rev. 2015;(9):CD009109. PMID: 26403154.
  • Duncan HF, Galler KM, Tomson PL, et al. European Society of Endodontology position statement: Management of deep caries and the exposed pulp. Int Endod J. 2019;52(7):923-934. PMID: 30664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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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Q. 신경치료하면 치아가 약해지나요?
신경치료 자체보다, 신경치료가 필요할 정도로 치아가 이미 손상되어 있었는지와 치료를 위해 치아 구조를 얼마나 삭제했는지가 더 큰 영향을 줍니다. 치료 후 남은 치아를 어떻게 보호하느냐도 중요합니다.
Q. 신경치료한 치아는 무조건 크라운을 씌워야 하나요?
문헌상 크라운만이 유일한 정답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남아 있는 치아 벽이 얇거나 씹는 힘이 많이 걸리는 어금니라면 크라운으로 보호하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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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김종욱

김종욱

대표원장 · 치과보존과 전문의

치과보존과 전문의로서 신경치료가 꼭 필요한지, 치아를 보존할 수 있는지부터 판단하며, 치료 전 환자분의 의구심과 불안을 먼저 치료하는 것이 진료의 시작이라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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