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몸치료
이가 흔들리면 무조건 뽑아야 할까요?
치아가 흔들리기 시작하면 이미 살릴 수 없는 것 아닌지 걱정하게 됩니다. 하지만 동요도는 예후를 판단하는 중요한 신호일 뿐, 그것 하나로 발치를 결정할 수 있는지 10년 이상 추적한 연구들을 근거로 확인합니다.

거울을 보다가, 혹은 음식을 씹다가 치아가 흔들리는 것을 처음 느끼면 많이 놀라게 됩니다. 진료실에서도 이렇게 물어보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원장님, 이가 흔들릴 정도면 이미 살릴 수 없는 것 아닌가요? 그냥 뽑고 임플란트 하는 게 낫지 않나요?"
흔들린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바로 뽑지는 않습니다. 먼저 왜 흔들리는지를 봐야 합니다. 흔들림은 분명 예후를 판단하는 중요한 신호지만, 치아를 살릴지 뽑을지는 남아 있는 뼈와 잇몸 상태, 염증, 치근 상태까지 함께 보고 결정합니다.
이가 흔들리는 원인은 잇몸병뿐인가요?
아닙니다. 가장 흔한 원인은 치주염, 즉 치아를 잡고 있는 잇몸뼈(치조골)와 치주조직이 염증으로 줄어드는 것이지만, 모든 동요가 치주염 때문은 아닙니다.
한 치아만 갑자기 흔들린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특정 치아에만 교합(씹는 힘)이 과도하게 걸리고 있거나, 급성 염증으로 주변 조직이 부어 있거나, 치근(치아 뿌리)에 금이 간 경우에도 치아는 흔들립니다. 원인이 다르면 치료도 완전히 다릅니다.
그래서 저는 흔들리는 치아를 보면 "얼마나 흔들리느냐"보다 "왜 흔들리느냐"를 먼저 봅니다. 동요도를 확인할 때도 그 숫자 하나만 따로 보지 않습니다. 치주 탐침검사와 출혈 여부, 방사선 사진에서의 치조골 소실, 치근분지부(어금니 뿌리가 갈라지는 부위) 상태, 두드렸을 때의 반응, 교합까지 함께 확인합니다.
많이 흔들리는 치아는 결국 빠지게 되나요?
흔들림이 심할수록 장기적으로 불리한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연구들은 동시에, 동요도 자체를 발치의 이유로 삼아서는 안 된다고 말합니다.
| 문헌 | 성격 | 핵심 내용 |
|---|---|---|
| Peditto M, et al. J Periodontal Res. 2024;59(6):1047-1061. | 체계적 문헌고찰·메타분석 (11편, 1,883명, 추적 10~25년) | 동요도가 클수록 장기 발치/상실 위험 증가(비동요 치아 대비 약 2.9배, 심한 동요는 최대 7배 수준). 심한 동요(1mm 초과 또는 수직 동요) 치아도 약 60%는 장기 유지. 저자 결론: "대부분의 치아는 장기간 유지될 수 있으므로, 동요도를 발치의 이유나 치아 상실의 위험 인자로 간주해서는 안 된다" |
| Helal O, et al. J Clin Periodontol. 2019;46(7):699-712. | 체계적 문헌고찰·메타분석 (20편, 15,422명, 평균 12년) | 치아 상실과 연관된 요소는 동요도 외에도 깊은 치주낭, 치근분지부 침범, 골소실 정도, 대구치 여부, 흡연, 당뇨, 정기관리 비순응 등 다양 |
| Saydzai S, et al. J Clin Periodontol. 2022;49(8):740-748. | 전향 코호트 (97명, 5년) | 4가지 치아 예후 분류 시스템 모두 "예후가 가장 나쁘다"고 분류된 치아 중 상당수가 5년 뒤에도 유지됨. 예후 분류는 확률적 평가이지 정해진 운명이 아님 |
| Chatzopoulos GS, Wolff LF. J Periodontol. 2026;97(7):1388-1394. | 후향 코호트 (152명, 489개 동요치, 12개월) | 비외과적 치주치료(스케일링·치근활택술)만으로 12개월 뒤 1도 동요치의 71.2%, 2도 동요치의 42.2%가 임상적으로 안정화 |
| Dommisch H, et al. J Clin Periodontol. 2022;49(Suppl 24):149-166. | 체계적 문헌고찰 | 흔들리는 치아를 옆 치아와 묶는 스플린팅이 치아의 장기 생존을 개선한다고 말할 근거는 부족(낮은 근거 수준) |
| Jepsen S, et al. 2017 World Workshop 컨센서스. J Periodontol. 2018;89(Suppl 1):S237-S248. | 전문가 합의 | 과도한 교합력은 지지조직이 정상인 치아에서는 적응성 동요를, 지지가 줄어든 치아에서는 진행성 동요를 유발. 교합력 자체가 치주 부착 소실을 일으킨다는 근거는 없음 |
가장 중요한 연구는 Peditto 등(2024)의 메타분석입니다. 10년 이상 추적한 연구 11편을 모아 분석한 결과, 흔들리는 치아는 흔들리지 않는 치아보다 장기적으로 발치되거나 상실될 위험이 분명히 높았습니다.
그런데 이 연구의 저자들은 오히려 반대 방향의 결론을 내립니다. "동요도를 발치의 이유로 간주해서는 안 된다." 흔들리는 치아의 상당수가 10년 넘게 유지되었고, 흔들리지 않는 치아라고 해서 전부 유지된 것도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동요도는 확률을 바꾸는 여러 요소 중 하나이지, 운명을 결정하는 진단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 연구 결과를 그대로 믿어도 될까요?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이 연구들이 추적한 것은 "치아가 저절로 빠졌는지"가 아니라 **"치아가 발치되었는지"**입니다. 발치는 자연 현상이 아니라 결정입니다. 치과의사의 판단, 환자의 선택, 보철 계획, 비용까지 개입합니다. Peditto 등(2024)도 이 점을 직접 언급합니다. 동요도가 심할수록 발치가 많았던 데에는, 치아가 실제로 더 약해진 것뿐 아니라 "많이 흔들리니 뽑자"는 임상의의 결정 자체가 섞여 있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 밖의 한계도 있습니다. 연구마다 동요도를 재는 방식이 달라 결과를 묶는 과정에서 단순화가 있었고, 대부분 치주치료와 정기관리를 받은 환자들을 추적한 연구라서 치료 없이 방치한 경우에 그대로 적용할 수 없습니다. 어떤 요소가 치아 상실을 예측하는지도 연구마다 결과가 완전히 일치하지는 않습니다(Helal 2019와 Carvalho 2021의 분석 결과가 서로 다릅니다).
바꿔 말하면, 이 수치들은 치료와 관리가 전제된 상태에서의 결과입니다. "흔들려도 그냥 두면 괜찮다"는 뜻이 아닙니다.
김종욱 원장의 임상적 해석
저는 동요도를 무시하지도 않고, 그것 하나로 결정하지도 않습니다.
동요도가 저에게 의미 있는 순간은 오히려 치료 이후입니다. 처음 측정한 동요도 숫자 하나보다, 원인을 치료한 뒤에 흔들림이 줄었는지, 그대로인지, 더 심해졌는지를 비교하는 것이 예후 판단에 훨씬 도움이 됩니다.
실제로 치주염이 심할 때는 주변 조직의 염증 때문에 동요도가 더 커져 보일 수 있습니다. 치주치료 후 염증이 가라앉으면서 흔들림이 줄어드는 경우를 진료실에서도 봅니다. 최근 연구에서도 비외과적 치주치료만으로 상당수의 동요치가 1년 내에 안정화되었다는 보고가 있습니다(Chatzopoulos 2026). 다만 이 연구는 후향적 연구라는 한계가 있고, 저는 환자분께 반드시 이렇게 구분해서 말씀드립니다.
"흔들리는 이를 옆 치아에 묶어주세요"라고 요청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스플린팅(여러 치아를 하나로 고정하는 치료)은 씹을 때 불편한 치아를 안정시켜 기능을 돕는 목적으로 고려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흔들린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치아를 묶지는 않습니다.
문헌도 같은 방향을 가리킵니다. 스플린팅이 단기적으로 치아를 안정시키는 것과, 그 치아가 더 오래 살아남는 것은 서로 다른 문제이고, 후자를 뒷받침하는 근거는 아직 부족합니다(Dommisch 2022). 그래서 스플린팅을 할 때는 왜 흔들리는지를 먼저 치료하고, 환자분이 그 주변을 충분히 청소하실 수 있는지까지 확인한 뒤 결정합니다.
연세백세치과의 실제 판단 기준
유지해볼 수 있다고 판단하는 기준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저는 남아 있는 치주 지지조직이 어느 정도인지, 염증을 조절할 수 있는지, 치료 후 환자분이 관리하실 수 있는 치아인지를 중요하게 봅니다. 골소실이 있다고 바로 포기하지 않습니다. 치근 파절처럼 명백하게 예후를 나쁘게 만드는 문제가 없고 기능적으로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면, 먼저 치주치료를 하고 재평가해보는 편입니다. "뼈가 몇 % 남았으니 살린다" 같은 절대 기준은 사용하지 않습니다.
반대로 발치를 권하는 경우도 동요도 하나로 결정하지 않습니다. 치주 지지가 매우 많이 소실되어 계속 진행하고 있거나, 깊은 치주낭과 염증을 조절하기 어렵거나, 치근 파절처럼 회복하기 어려운 문제가 있거나, 치료하더라도 장기간 기능하기 어렵다고 판단되는 요소들이 여러 개 겹칠 때 발치를 고려합니다.
당장 발치해야 할 명확한 이유가 없다면, 많이 흔들리는 치아라도 우선 염증과 치태를 조절하고 필요한 치주치료를 한 뒤 상태 변화를 다시 보는 경우가 있습니다. 치료 전 한 번의 동요도보다, 원인 치료 후에도 계속 심하게 흔들리고 있는지가 판단에 더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다만 치근 파절처럼 기다린다고 판단이 달라지기 어려운 상황까지 재평가를 위해 미루지는 않습니다.
환자분이 기억하셔야 할 핵심
흔들림이 느껴진다면 "이제 끝났다"고 미리 결론 내리시기보다, 왜 흔들리는지부터 확인해 보시길 권해드립니다. 살릴 수 있는 치아인지, 다른 선택이 더 나은 치아인지는 그다음에 판단할 수 있습니다.
연세백세치과 대표원장 김종욱
참고문헌
- Peditto M, Rupe C, Gambino G, et al. Influence of mobility on the long-term risk of tooth extraction/loss in periodontitis patients.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J Periodontal Res. 2024;59(6):1047-1061. PMID: 38766764. DOI: 10.1111/jre.13286.
- Helal O, Göstemeyer G, Krois J, et al. Predictors for tooth loss in periodontitis patients: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J Clin Periodontol. 2019;46(7):699-712. PMID: 31025366. DOI: 10.1111/jcpe.13118.
- Carvalho R, Botelho J, Machado V, et al. Predictors of tooth loss during long-term periodontal maintenance: An updated systematic review. J Clin Periodontol. 2021;48(8):1019-1036. PMID: 33998031. DOI: 10.1111/jcpe.13488.
- Saydzai S, Buontempo Z, Patel P, et al. Comparison of the efficacy of periodontal prognostic systems in predicting tooth loss. J Clin Periodontol. 2022;49(8):740-748. PMID: 35702014. DOI: 10.1111/jcpe.13672.
- Chatzopoulos GS, Wolff LF. Change in tooth mobility following non-surgical periodontal therapy: A retrospective cohort study of clinical outcomes. J Periodontol. 2026;97(7):1388-1394. PMID: 41553866. DOI: 10.1002/jper.70046.
- Dommisch H, Walter C, Difloe-Geisert JC, et al. Efficacy of tooth splinting and occlusal adjustment in patients with periodontitis exhibiting masticatory dysfunction: A systematic review. J Clin Periodontol. 2022;49(Suppl 24):149-166. PMID: 34854115. DOI: 10.1111/jcpe.13563.
- Jepsen S, Caton JG, Albandar JM, et al. Periodontal manifestations of systemic diseases and developmental and acquired conditions: Consensus report of workgroup 3 of the 2017 World Workshop on the Classification of Periodontal and Peri-Implant Diseases and Conditions. J Periodontol. 2018;89(Suppl 1):S237-S248. PMID: 29926943. DOI: 10.1002/JPER.17-0733.
자주 묻는 질문
- Q. 이가 흔들리는 원인은 잇몸병뿐인가요?
- 아닙니다. 치주염이 가장 흔한 원인이지만, 교합이 과도하게 걸리는 문제나 급성 염증, 치근 파절처럼 다른 원인도 있습니다. 특히 한 치아만 갑자기 흔들린다면 국소적인 원인부터 확인합니다.
- Q. 흔들리는 치아를 그대로 두고 지켜봐도 되나요?
- 원인을 확인하지 않은 채 방치하는 것과, 원인을 치료한 뒤 경과를 지켜보는 것은 다릅니다. 흔들림이 느껴지면 먼저 왜 흔들리는지부터 확인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