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플란트
고혈압, 당뇨 환자도 임플란트를 심을 수 있나요?
고혈압이나 당뇨가 있으면 임플란트를 포기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실제 문헌 근거를 바탕으로 무엇이 진짜 위험 요인이고, 무엇은 아닌지 정리해 드립니다.

임플란트 상담을 오시는 분들 중에는, 자리에 앉자마자 이렇게 먼저 말씀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저는 당뇨가 있는데 임플란트 할 수 있을까요." "혈압약을 먹고 있는데 괜찮을까요." 진단명을 먼저 꺼내시고, 마치 자격을 심사받으러 오신 것처럼 조심스러워하세요.
당뇨나 고혈압이 있으면 임플란트를 못 하나요?
저는 이 질문에 이렇게 대답합니다.
"당뇨나 고혈압이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임플란트를 못 한다고 말씀드리지는 않습니다." 대신 진단명 대신 지금 상태를 여쭤봅니다.
왜 그렇게 판단하는가
진단명은 그 자체로는 아무것도 말해주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같은 "당뇨"라는 진단을 받으신 두 분이라도, 한 분은 혈당이 꾸준히 잘 조절되고 계시고 다른 한 분은 그렇지 않을 수 있어요. 같은 "고혈압"이라도 약을 꾸준히 드시며 안정적인 분이 계시고, 최근에야 진단받아 아직 조절 중인 분이 계십니다. 진단명만 보고 판단하면 이 차이를 다 지워버리게 됩니다.
그래서 저는 상담을 오시면 진단명보다 먼저 상태를 여쭤봅니다. 당뇨가 있다고 하시면, "최근에 혈당 검사를 받아보셨나요", "공복혈당이나 당화혈색소 수치를 알고 계신가요"부터 여쭤요. 조절이 잘 되고 계신지, 최근에 수치가 흔들린 적이 있는지를 먼저 파악하는 것이 진단명 자체보다 훨씬 많은 것을 말해주기 때문입니다.
고혈압이 있다고 하시면, 혈압약을 드신다는 사실 하나로 끝내지 않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서의 혈압은 어떤지, 평소에도 안정적으로 조절되고 계신지, 다른 심혈관 질환을 함께 갖고 계신지를 살핍니다. 치료 의자에 앉으시는 것 자체가 긴장되는 일이라, 평소보다 혈압이 올라가는 분들도 계세요. 그래서 저는 진단받은 시점의 혈압이 아니라 오늘, 지금의 상태를 더 중요하게 봅니다.
복용 중인 약도 마찬가지예요. 특히 항혈소판제나 항응고제를 드시는 분들은 "출혈이 걱정되니 미리 끊어야 하지 않을까요"라고 먼저 여쭤보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는 이 약을 제가 먼저 끊으시라고 말씀드리지 않습니다. 이 약들은 뇌졸중이나 심근경색 같은 다른 위험을 막기 위해 처방된 약이고, 그 처방을 내린 것은 제가 아니라 다른 주치의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알 수 있는 건 치과 시술 범위와 출혈 관리 방법이고, 그 약을 계속 드셔도 되는지 판단하는 것은 처방한 주치의의 몫이에요. 그래서 조정이 필요해 보이면, 제가 단독으로 결정하지 않고 주치의와 확인한 뒤 진행합니다.
정리하면 제 판단 순서는 이렇습니다. 진단명을 확인하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지금 상태를 확인하고, 필요하면 처방한 주치의와 협의하고, 그 이후에 시술 계획을 정합니다. 이 순서는 제가 논문을 읽기 전부터 진료실에서 실제로 해왔던 판단 방식이고, 아래에서 소개해 드릴 연구들은 이 판단이 근거 없는 감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해 준 자료들입니다.
논문 근거
당뇨가 있으면 임플란트 실패 위험이 높아지나요?
혈당이 잘 조절되고 있는 당뇨 환자분들만 따로 모아서 본 대규모 연구에서도, 임플란트 실패 위험은 당뇨가 없는 분들보다 여전히 조금 더 높게 나타났습니다. 대략 1.8배 정도였습니다(OR 1.777, p < 0.001).
그래서 저는 "혈당만 조절하면 위험이 아예 없다"고 말씀드리지 않습니다. 대신 혈당 조절이 위험을 낮추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는 것, 그리고 조절이 잘 될수록 그 방향으로 가까워진다는 것을 말씀드립니다. 조절이 잘 안 되고 계신 상태라면, 임플란트를 서두르기보다 혈당 조절을 먼저 준비하시길 권해드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당화혈색소 수치가 높아질수록 잇몸 출혈이나 뼈 유착이 더뎌지는 경향이 있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8%라는 숫자가 자주 언급되지만, 이건 저희 병원이 정해 둔 "이 이상이면 수술 불가" 같은 커트라인이 아닙니다. 제가 실제로 보는 것은 숫자 하나가 아니라, 그 시점의 전체 컨디션이에요.
고혈압이 있으면 임플란트 실패 위험이 높아지나요?
고혈압 환자와 정상 혈압인 분들의 임플란트 실패율을 비교한 대규모 연구에서는, 둘 사이에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OR 1.100, p=0.671).
그렇다고 제가 혈압을 신경 쓰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이 연구가 확인한 건 "고혈압이라는 진단명"과 실패율의 관계이지, 수술 당일의 혈압이나 복용 약물, 다른 심혈관 질환까지 다룬 것은 아니거든요. 그래서 저는 진단명보다 오늘 이 순간의 혈압과 컨디션을 더 중요하게 봅니다.
임플란트 전에 항혈소판제나 항응고제를 끊어야 하나요?
제가 지키는 원칙은 하나입니다. 이 약을 제가 먼저 끊으시라고 말씀드리지 않는다는 것이에요. 약의 종류, 다른 약과의 조합, 이번 시술 범위, 전신 상태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어서, 조정이 필요하다면 처방한 주치의와 상의한 뒤 결정합니다.
항혈소판제와 항응고제는 같은 약이 아니라 서로 다른 약물군입니다. 저용량 아스피린 같은 항혈소판제와, 와파린이나 DOAC 같은 항응고제는 작용하는 방식이 달라서 관리 방향도 다를 수 있어요.
논문의 한계
이 연구들에도 한계는 있습니다. 당뇨 관련 연구는 후향적 관찰 연구가 많고 표본이 작거나 추적 기간이 짧은 연구도 섞여 있어, 실제보다 위험이 낮게 잡혔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고혈압 연구도 저자들 스스로 "진단 기준이 연구마다 다르고, 약물 복용 상태에 대한 정보가 충분하지 않다"고 밝히고 있어요. 그리고 두 연구 모두 국내 환자분들과 인종·연령·임플란트 종류가 정확히 같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숫자들을 "정답"이 아니라 "참고할 경향"으로 씁니다.
김종욱 원장의 임상적 해석
처음 질문으로 돌아가 볼게요. "당뇨가 있는데 임플란트 할 수 있을까요."
저는 이 질문 자체가 조금 어긋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진단명은 가능 여부를 정하는 자격증이 아니에요. 제가 먼저 확인하는 것은 진단명이 아니라 지금 상태이고, 그래서 저는 "당뇨가 있으시군요"에서 대화를 끝내지 않고 "최근 혈당은 어떠세요"로 넘어갑니다.
저라면 혈당이 잘 조절되고 계신 분께는 크게 걱정하지 마시라고 말씀드립니다. 다만 위험이 완전히 없어진 건 아니니, 시술 후 관리도 평소보다 조금 더 꼼꼼히 봐드리겠다고 말씀드려요. 반대로 조절이 잘 안 되고 계신 분께는, 임플란트보다 혈당 조절을 먼저 준비하시자고 말씀드립니다. 이건 임플란트를 못 해드린다는 뜻이 아니라, 지금보다 더 좋은 조건에서 해드리고 싶다는 뜻이에요.
고혈압도 같은 방식으로 봅니다. 그래서 저는 혈압약을 드신다는 말씀을 들으면 "몇 년째 드세요"보다 "오늘 컨디션은 어떠세요"를 먼저 여쭤봅니다. 그리고 어떤 약이든, 그 약을 계속 드실지 말지는 제가 결정할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건 처방한 주치의의 판단이고, 저는 그 판단을 존중하며 함께 확인하는 역할을 합니다.
연세백세치과의 실제 판단 기준
이 주제에 대해 저희 병원만의 별도 수치 기준(예: 특정 당화혈색소 컷오프)이 확립되어 있다고 말씀드리기는 아직 조심스럽습니다. 현재는 위에서 정리한 학회·문헌 가이드라인을 기준으로, 개인별 전신 상태와 복용 약물을 확인한 뒤 판단하고 있습니다.
- 최근 혈당 조절 상태(당화혈색소 수치)를 확인할 수 있는 검사 결과가 있는지
- 현재 복용 중인 혈압약·항혈소판제·항응고제 목록
- 약물을 처방한 주치의와 연락 가능한지 여부
- 수술 당일 혈압 상태와 다른 심혈관 질환 동반 여부
환자가 기억해야 할 핵심
당뇨가 있어도 무조건 안 되는 것은 아닙니다. 고혈압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만 그 반대로 "괜찮다"고 단정할 수 있는 것도 아니에요. 항혈소판제나 항응고제를 드신다면 임의로 중단하지 마시고, 상담하실 때 복용 중인 약물을 모두 알려주세요. 필요하다면 처방한 주치의와 함께 확인한 뒤 진행합니다.
진단명은 치료를 결정하지 않습니다. 환자분의 지금 상태가 치료를 결정합니다.
참고문헌
Al Ansari Y, Shahwan H, Chrcanovic BR. Diabetes Mellitus and Dental Implants: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Materials (Basel). 2022;15(9):3227. DOI: 10.3390/ma15093227. PMID: 35591561.
Tan SJ, Baharin B, Nabil S, Mohd N, Zhu Y. Does glycemic control have a dose-response relationship with implant outcomes? A comprehensive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J Evid Based Dent Pract. 2021;21(2):101543. DOI: 10.1016/j.jebdp.2021.101543. PMID: 34391557.
Hamadé L, El-Disoki S, Chrcanovic BR. Hypertension and Dental Implants: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J Clin Med. 2024;13(2):499. DOI: 10.3390/jcm13020499. PMID: 38256633.
American Dental Association. Oral Anticoagulant and Antiplatelet Medications and Dental Procedures. ADA Oral Health Topics.
자주 묻는 질문
- Q. 당뇨가 있으면 임플란트를 아예 못 하나요?
- 그렇지 않습니다. 다만 혈당이 잘 조절되고 있어도 임플란트 실패 위험이 당뇨가 없는 분들과 완전히 같아지는 것은 아니라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진단명보다 지금 혈당이 얼마나 조절되고 있는지를 먼저 확인한 뒤 개별적으로 판단합니다.
- Q. 고혈압이 있으면 임플란트가 더 잘 실패하나요?
- 현재까지 나온 대규모 메타분석에서는 고혈압 진단 자체가 임플란트 실패 위험을 유의미하게 높인다는 근거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저희는 진단명과 별개로 수술 당일 혈압, 복용 중인 약물, 다른 심혈관 질환 여부는 함께 확인합니다.
- Q. 임플란트 전에 항혈소판제나 항응고제를 끊어야 하나요?
- 항혈소판제와 항응고제는 서로 다른 약물이고, 저희가 임의로 복용을 중단시키지 않습니다. 어떤 약을 어떻게 조정할지는 약물 종류, 복용 조합, 수술 범위, 전신 상태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필요하다면 처방한 주치의와 상의한 뒤 결정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