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치료
신경치료한 치아 뿌리 끝에 염증이 남아 있으면 다시 치료해야 할까요?
신경치료 후 엑스레이에서 뿌리 끝이 아직 검게 보이면 실패한 것 같아 불안해집니다. 하지만 병소가 남아 있다는 것과 병소가 진행하고 있다는 것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시간에 따른 변화, 증상, 다시 치료해서 해결할 원인이 있는지를 함께 보는 판단 과정을 논문 근거로 설명합니다.

정기검진에서 신경치료한 치아의 엑스레이를 함께 보다가, 이렇게 물어보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원장님, 뿌리 끝이 아직 검게 보이는데 신경치료가 실패한 건가요? 다시 치료해야 하나요?"
뿌리 끝에 병소가 아직 보인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신경치료가 실패했다고 판단하지는 않습니다. 완전히 없어졌는지도 중요하지만, 이전보다 줄고 있는지, 그대로인지, 커지고 있는지를 같이 봐야 합니다. "염증이 아직 보이느냐"보다 먼저 **"이 병소가 지금 어떤 방향으로 가고 있느냐"**를 봅니다.
뿌리 끝 염증은 치료가 끝나면 바로 없어지나요?
아닙니다. 뿌리 끝 병소(치근단 병소)는 세균 감염 때문에 치아 뿌리 끝 주변의 뼈가 녹아 있는 상태인데, 신경치료로 감염의 원인을 제거해도 녹았던 뼈가 다시 차오르는 데는 시간이 걸립니다. 수개월에서 길게는 수년에 걸쳐 서서히 회복되는 과정이라, 치료가 잘 되었더라도 한동안은 엑스레이에 검게 남아 보이는 것이 자연스러운 경과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치료 후의 사진 한 장을 보고 "아직 있으니 실패"라고 판단하는 것은, 아물고 있는 상처를 보고 "아직 흉터가 있으니 낫지 않았다"고 말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중요한 것은 지금 모습이 아니라 회복이 진행되고 있는가입니다.
'다 나았다'와 '낫는 중이다'는 어떻게 구분하나요?
연구자들도 이 구분을 씁니다. 치료 결과를 평가할 때 병소가 완전히 사라진 경우(healed), 줄어들고 있는 경우(healing), 그리고 그대로이거나 커지는 경우를 나눠서 봅니다.
여기서 흥미로운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같은 치료 결과라도 "완전히 사라진 것만 성공"으로 세는 엄격한 기준(strict)과 "뚜렷하게 줄어든 것까지 양호"로 보는 기준(loose)에 따라 성공률이 크게 달라집니다. 특히 해상도가 높은 3D CT로 평가하면 작은 잔존 병소까지 다 보이기 때문에, 엄격한 기준의 '성공'은 절반 이하로 떨어지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 연구의 저자들조차 모든 추적검사에 3D CT를 쓸 필요는 없을 수 있다고 결론 내립니다.
바꿔 말하면, "병소가 남아 있다"는 판정은 어떤 기준과 어떤 영상으로 보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상대적인 값입니다. 그래서 저는 남아 있느냐 하나로 성패를 가르기보다, 시간에 따른 변화 방향을 봅니다.
병소의 변화 방향은 왜 중요한가요?
시간 간격을 두고 찍은 사진들을 비교하면, 지금 사진 한 장보다 훨씬 많은 것을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임플란트 주변 뼈를 볼 때와 같은 원칙입니다 — "얼마나 남았나"보다 "어느 방향으로 가고 있나"가 판단을 가릅니다.
4년간 CBCT로 병소 부피를 추적한 연구에서는, 치료 1년 시점에 병소가 뚜렷이 줄어드는 방향이 확인된 치아 대부분이 이후에도 같은 방향으로 회복을 이어갔고, 반대로 커지는 방향이 확인된 병소는 이후에도 악화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즉 1년 정도 지나면 이 병소가 어느 방향으로 가는지 대체로 드러나고, 그 방향이 뒤집히는 일은 드물었습니다. 처음 병소가 컸던 치아일수록 회복이 느리거나 불완전한 경향도 확인됐습니다.
다만 사진을 비교할 때도 조심할 점이 있습니다. 촬영 각도에 따라 병소의 크기와 형태가 조금 달라 보일 수 있어서, 작은 차이를 과도하게 해석하지는 않습니다.
아프지 않으면 그냥 둬도 되나요?
무증상이라는 사실 하나만으로 괜찮다고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신경치료한 치아는 통증을 느끼는 신경이 없어서, 문제가 진행되어도 증상 없이 지나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병소가 보인다는 이유만으로 바로 재신경치료를 하는 것도 아닙니다. 2026년 발표된 전향 연구에서는 증상이 없고, 병소가 작으며(10mm 이하), 뼈의 바깥 경계를 넘지 않은 선별된 증례들을 치료 없이 1년간 추적했는데, 증상이 생기거나 병소가 의미 있게 커진 경우는 드물었습니다. 이 연구가 보여주는 것은 딱 여기까지입니다 — 조건을 갖춘 선별된 무증상 증례에서는 추적 관찰이 하나의 관리 선택지가 될 수 있다. 1년짜리 연구이므로 장기적인 안전을 보장하지는 않고, 저자들 스스로 더 긴 추적이 필요하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그럼 언제 재신경치료를 더 적극적으로 고려하나요?
세 가지가 겹칠 때입니다. 증상이 있거나 새로 생겼을 때, 사진 비교에서 병소가 커지는 방향일 때, 그리고 다시 치료해서 해결할 만한 원인이 보일 때입니다.
마지막 조건이 중요합니다. 병소가 지속되는 원인은 하나가 아닙니다. 근관 안쪽에 남아 있는 감염이나 치료되지 않은 근관(missed canal — 대구치에서 상대적으로 흔하며, 지속 병소와의 관련이 보고되어 있습니다)처럼 재신경치료로 개선을 기대할 수 있는 원인도 있지만, 뿌리 끝 바깥의 감염, 진성 낭, 이물 반응, 심지어 흉터 조직으로 아문 경우처럼 근관을 다시 열어도 해결되지 않는 원인도 있습니다. 크라운이나 수복물 틈으로의 누출, 뿌리의 균열이 문제인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기존 근관충전의 길이와 형태, 놓친 근관의 가능성, 보철물 아래 누출 가능성을 함께 확인합니다. 다만 엑스레이상 충전 모양이 예쁘지 않다는 이유 하나로 다시 치료하지는 않습니다.
3D CT는 언제 찍나요?
모든 잔존 병소에 찍지는 않습니다. 임플란트 식립 계획처럼 처음부터 3D CT가 기본이 되는 진료와 달리, 신경치료 추적에서는 일반 방사선 사진과 임상검사로 판단이 어려울 때 선택적으로 촬영합니다 — 놓친 근관이 의심될 때, 병소의 위치와 범위를 더 정확히 확인해야 할 때, 치근 파절 같은 다른 원인을 감별해야 할 때입니다.
"3D CT를 찍으면 원인을 다 알 수 있다"고 말씀드리지도 않습니다. 치근 파절은 3D CT에서도 항상 보이는 것이 아니고, 신경치료된 치아에 포스트나 큰 보철물이 있으면 영상에 인공 음영(artifact)이 생겨 판독이 더 어려워집니다. 그래서 파절이 의심될 때는 영상 한 장이 아니라, 한 부위에만 유난히 깊은 치주낭, 반복되는 누공이나 부종, 특정 방향의 골소실, 씹을 때의 통증 같은 소견을 종합해서 봅니다.
논문은 어디까지 확인해줬나요?
| 문헌 | 성격 | 핵심 내용 |
|---|---|---|
| Duncan HF, et al. ESE S3 임상진료지침. Int Endod J. 2023;56(Suppl 3):238-295. | 유럽근관치료학회 진료지침 | 근거 기반(GRADE) 지침으로, 환자 일생에 걸친 치아 보존을 목표로 치수·치근단 질환의 치료 원칙을 제시 |
| Ørstavik D. Int Endod J. 1996;29(3):150-155. | 전향 추적 (732근관, 4년) | 치유 중인 병소의 89% 이상이 1년에 이미 치유 소견을 보였으나, 완전 치유는 4년까지 걸리는 경우도 있었음 |
| Zhang MM, et al. J Dent. 2024;146:105071. | 후향 종단 (단근치 125개 분석, CBCT 부피 측정, 4년) | 1년 시점에 부피가 20% 이상 줄어든 치아 43개 중 42개(97.7%)가 4년까지 감소 지속 — 치유 경향의 반전은 드묾. 술전 병소가 클수록 잔존 경향 |
| Sayady-Ölander M, et al. Int Endod J. 2026;59(2):203-214. | 전향 관찰 (무증상 153명, 1년) | 증상 없고 작은(≤10mm)·피질골 내 병소를 치료 없이 1년 추적 시 증상 발생·크기 증가가 드묾. 저자들: 장기 추적 필요 |
| Sabeti M, et al. J Endod. 2024;50(4):414-433. | 체계적 문헌고찰 (29편) | 비수술 재신경치료의 치유율: 엄격 기준 78.8%, 완화 기준 87.5%. 병소가 작을수록, 충전 길이가 적절할수록 결과 양호 |
| Brochado Martins JF, et al. J Endod. 2025;51(6):687-706. | 체계적 문헌고찰·메타분석 (19편) | CBCT 평가 시 엄격 기준 성공률 36%로 급감(완화 기준 87%). 저자들: 추적검사 목적의 routine CBCT는 필요하지 않을 수 있음 |
| León-López M, et al. J Clin Med. 2025;14(16):5781. | 체계적 문헌고찰·메타분석 (단면 8편, 9,983치아) | 치료되지 않은 근관(missed canal)이 있는 치아에서 치료 후 치근단 병소가 더 흔함(OR 7.17) — 단 단면 연구 기반, 근거 확실성 낮음 |
| Bucchi C, et al. Int Endod J. 2023;56(Suppl 3):475-486. | 체계적 문헌고찰 (직접 비교 5편) | 비수술 재신경치료와 치근단 수술 중 "어느 치료도 명확한 우월성을 보이지 않음". 연구 이질성으로 메타분석 불가 |
| Nair PN. Int Endod J. 2006;39(4):249-281. | 종설 | 지속 병소의 원인은 근관 내 잔존 감염 외에도 근관 외 감염, 이물 반응, 콜레스테롤 결정, 진성 낭, 흉터 치유 등 다양 |
이 결과를 그대로 적용해도 될까요?
몇 가지 한계를 알고 읽어야 합니다.
'성공률'이라는 숫자 자체가 기준에 따라 36%에서 88%까지 달라집니다. 어떤 기준과 영상으로 평가했는지를 빼고 숫자만 옮기면 왜곡이 됩니다. 재신경치료의 78~88%라는 수치도 평균값이지 개인의 예측치가 아닙니다.
변화 방향 연구(Zhang 2024)는 후향 연구이고 단근치 중심이며, 특히 "커지는 방향이면 계속 악화된다"는 쪽은 해당 치아가 2개뿐이라 매우 조심스럽게 읽어야 합니다. 무증상 관찰 연구는 1년짜리이고 작은 병소만 선별했습니다. missed canal 연구는 단면 설계라 인과가 아닌 연관성입니다.
그리고 재신경치료와 치근단 수술의 직접 비교 근거는 5편뿐이고 질도 높지 않아, 어느 쪽이 항상 낫다고 말할 수준이 아닙니다.
김종욱 원장의 임상적 해석
뿌리 끝 병소가 남아 있는 사진을 보면, 저는 먼저 신경치료 후 얼마나 시간이 지났는지와 과거 사진 대비 병소가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를 봅니다. 그다음 현재 통증, 씹을 때 불편감, 두드렸을 때의 반응, 부종이나 누공 같은 임상 소견이 있는지 확인하고, 기존 신경치료의 상태와 보철물 상태도 함께 봅니다.
변화 방향에 따라 설명도 달라집니다. 병소가 확실히 줄고 있다면 "아직 완전히 없어지지는 않았지만, 이전 사진보다 줄고 있어서 현재로서는 치유되는 방향으로 보고 있습니다"라고 말씀드립니다. 큰 변화 없이 유지된다면 "지금 사진만으로 재치료가 필요하다고 단정하기보다는, 증상과 치료 상태를 함께 보고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라고 하고, 반복 촬영에서 커지고 있다면 "단순히 기다리기보다는 왜 치유되지 않는지 원인을 다시 확인하는 것이 좋겠습니다"라고 설명드립니다.
연세백세치과의 실제 판단 기준
먼저 치아 자체를 계속 사용할 가치와 수복 가능성이 있는지를 봅니다. 치아를 살릴 만하고, 근관 안쪽에서 해결 가능한 원인이 의심되며, 다시 접근할 수 있다면 비수술 재신경치료를 고려합니다.
근관으로 다시 접근하기 어렵거나 비수술 재치료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뿌리 끝 문제가 있는데 치아의 보존 가치는 충분하다면, 치근단 수술(뿌리 끝의 병소와 뿌리 일부를 수술로 제거하는 치료)이 선택지가 될 수 있습니다. 저희는 이 수술을 원내에서 직접 시행하지 않기 때문에, 수술적 치료가 더 적절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수술이 가능한 기관으로 의뢰해 드립니다.
반대로 뿌리의 파절이 확인되거나, 남은 치질이 부족해 수복하기 어렵거나, 치주적으로도 예후가 좋지 않아 장기 유지가 어렵다고 판단되면 발치를 함께 논의합니다. 무증상이고 오랫동안 병소 변화가 거의 없는 경우에는 상황에 따라 관찰을 선택하기도 합니다 — 다만 위에서 말씀드린 대로, 관찰에는 정기적인 추적이 반드시 함께 갑니다.
환자분이 기억하셔야 할 핵심
신경치료한 치아는 통증 신호가 없는 만큼, 정기검진에서 사진을 비교해 보는 것이 그 치아를 오래 쓰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궁금하신 점은 검진 때 사진을 함께 보면서 편하게 물어봐 주세요.
연세백세치과 대표원장 김종욱
참고문헌
- Duncan HF, Kirkevang LL, Peters OA, et al. Treatment of pulpal and apical disease: The European Society of Endodontology (ESE) S3-level clinical practice guideline. Int Endod J. 2023;56(Suppl 3):238-295. PMID: 37772327. DOI: 10.1111/iej.13974.
- Ørstavik D. Time-course and risk analyses of the development and healing of chronic apical periodontitis in man. Int Endod J. 1996;29(3):150-155. PMID: 9206419. DOI: 10.1111/j.1365-2591.1996.tb01361.x.
- Zhang MM, Jiang LM, Liang YH. The trend of radiographic healing after root canal treatment in teeth with apical periodontitis based on cone-beam computed tomography: A 4-year longitudinal study. J Dent. 2024;146:105071. PMID: 38740248. DOI: 10.1016/j.jdent.2024.105071.
- Sayady-Ölander M, Östlin J, Yu VSH, Ulin C, Kvist T. Monitoring Asymptomatic Apical Periodontitis in Root-Filled Teeth-Results From a One-Year Follow-Up Prospective Study. Int Endod J. 2026;59(2):203-214. PMID: 41231207. DOI: 10.1111/iej.70059.
- Sabeti M, Chung YJ, Aghamohammadi N, Khansari A, Pakzad R, Azarpazhooh A. Outcome of Contemporary Nonsurgical Endodontic Retreatment: A Systematic Review of Randomized Controlled Trials and Cohort Studies. J Endod. 2024;50(4):414-433. PMID: 38280514. DOI: 10.1016/j.joen.2024.01.013.
- Brochado Martins JF, Georgiou AC, Nunes PD, et al. CBCT-Assessed Outcomes and Prognostic Factors of Primary Endodontic Treatment and Retreatment: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J Endod. 2025;51(6):687-706. PMID: 40122230. DOI: 10.1016/j.joen.2025.03.004.
- León-López M, Montero-Miralles P, Cabanillas-Balsera D, et al. Association Between the Presence of Missed Canals, Detected Using CBCT, and Post-Treatment Apical Periodontitis in Root-Filled Teeth: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J Clin Med. 2025;14(16):5781. PMID: 40869607. DOI: 10.3390/jcm14165781.
- Bucchi C, Rosen E, Taschieri S. Non-surgical root canal treatment and retreatment versus apical surgery in treating apical periodontitis: A systematic review. Int Endod J. 2023;56(Suppl 3):475-486. PMID: 35762859. DOI: 10.1111/iej.13793.
- Nair PN. On the causes of persistent apical periodontitis: a review. Int Endod J. 2006;39(4):249-281. PMID: 16584489. DOI: 10.1111/j.1365-2591.2006.01099.x.
자주 묻는 질문
- Q. 재신경치료 대신 지켜봐도 되나요?
- 증상이 없고, 과거 사진과 비교해 병소가 줄고 있거나 오랫동안 변화가 없는 선별된 경우에는 추적 관찰이 하나의 선택지가 될 수 있습니다. 다만 관찰은 방치가 아니라서, 정기적으로 사진을 비교하며 변화가 없는지 계속 확인하는 것이 전제입니다.
- Q. 재신경치료와 치근단 수술은 어떻게 나누나요?
- 근관 안쪽에서 해결할 수 있는 원인이 의심되고 접근이 가능하면 비수술 재신경치료를 먼저 고려합니다. 재신경치료로 해결하기 어려운 뿌리 끝 문제가 있고 치아를 보존할 가치가 충분하다면 치근단 수술이 선택지가 될 수 있는데, 저희는 이 수술이 더 적절하다고 판단되면 수술이 가능한 기관으로 의뢰해 드립니다. 문헌상 두 치료 중 하나가 항상 더 우월하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